누군가의 삶 한가운데 놓인 지독한 사랑!

젊은 감성을 위한 테이크아웃 소설 시리즈 「은행나무 노벨라」 제7권 『구의 증명』. 도서출판 은행나무에서 200자 원고지 300매~400매 분량으로 한두 시간이면 읽을 수 있을 만큼 속도감 있고 날렵하며 트렌드에 민감한 젊은 독자들을 대상으로 한 형식과 스타일을 콘셉트로 한 작품들을 선보인다.

『구의 증명』은 사랑하는 연인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겪게 되는 상실과 애도의 과정을 통해 삶의 의미 혹은 죽음의 의미를 되묻는 작품이다. 저자는 퇴색하지 않는 사랑의 가치를 전면에 내세운 이 소설에서 세련된 감성과 탁월한 문체, 아름다운 문장과 감성적이며 애절한 감수성을 통해 젊고 아름다운 남녀의 열정적인 사랑과 냉정한 죽음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목차

구의 증명 ― 7

작가의 말 – 175



< 위드피플 선생님 감상평 >

이곳은 적막과 공(空)의 세계. 벌판도 바다도 하늘도 아닌……그저 공간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끝없는 공허……속에서, 실체 없는 나를 분명히 느끼며 눈이 아닌 온몸, 온 마음으로 나는 본다. 하지만 나는 혼자. 여기서 이렇게 너를 충분히 느끼고 있어도, 네가 내 옆에 있어도, 너는 여기 없다. 아니……내가 없는 것일까. 하지만 나는 분명 여기 있다. 나는 여기 있고 너도 여기 있는데, 나는 여기 없고 너도 여기 없다. 이렇게 빤히 보이는 한 공간에 함께 존재하지만 닿을 수 없으니 우리의 우주는 전혀 다르다. 겹치지도 포개지지도 않고 미끄러지는 세계. 담은 분명 여기 있지. 하지만 이곳은 담이 없는 세상. 담은 말했다. 너를 먹겠다고.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세상에서 의지할 사람은 담과 구, 서로 밖에 없었다. 둘은 한 몸 처럼 살았고, 이별을 맞이했을 때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생각했다. 그녀가 먹겠다고 한 것은 그저 그의 한낱 살점이 아니라 그의 모든 것이었다. 버려진 이들의 삶, 구와 담이 들려주는 그들의 일상을 읽다 보니 그들은 이 세상에서 버린받은 짐승을 떠올리게 했다. 다소 옛스런 구성이지만 그 올드함에서 오는 이야기들이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만들었다.

사하 특목대입관 김성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