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을 이용한 운동 중에서 가장 기본이 되는 ‘걷기’를 다각도에서 예찬한 산문집이다. ‘걷기의 즐거움’을 조금이라도 이야기한 책이라면 그게 여행서든 인문서든, 소설이든 죄다 인용하고 끌어다 댄다. ‘걷기’를 통해 본 독서에세이라고나 할까?

작년에 출간된 <걷는 행복>이 연상됨은 물론. <걷는 행복>이 인종의 발전과정에 따라 걷기의 서사적 변화를 짚어보고, 걷기가 주는 혜택을 논한 책이라면 <걷기 예찬>은 책과 인물을 통해 본 걷기 예찬이다. 몸에 대한 관심에서 비롯된 저작이란 점에서는 똑같지만, 예찬의 방법이 다른 것이다.

소제목만 보아도 걷는 즐거움이 얼마나 다양한 지 알 수 있다. 지은이는 혼자서 걷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일러준다. 노래를 부르거나, 가만히 서서 쇼윈도를 바라보아도 ‘왜?’라고 묻는 사람도 없고, 사색에 빠지기에도 너무 좋다는 것.

이렇게 걷기를 즐긴 사람들 중에는 헨리 데이빗 소로, (젊은 시절의) 장 자크 루소, 빅토르 세갈렌, 피에르 쌍소, 랭보, 스티븐슨, 그리고 일본 하이쿠 시인 바쇼 등이 있다. 이들은 여행을 즐겼으며, 걷는 동안 일어나는 모든 일들을 사랑했다.

그러니까 이들은 (또 지은이는) 운동 차원에서의 ‘걷기’를 말한 게 아니다. 이들에게 ‘걷기’란, 자기 자신에게 충실할 수 있는 방편으로서의 걷기, 현대의 속도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걷기, 몸이 베푸는 혜택으로서의 걷기를 총칭하니까 말이다.

게다가 이 책은 읽는 행위에서조차 ‘혼자 걷는 것’과 같은 쾌감을 느끼게 한다. 문학과 산문, 인문학, 사람들의 숲으로 나 있는 소로를 따라 걷다 보면, 어느새 한 권의 책을 다 읽게 되니까.

목차

– 길떠나는 문턱에서 … 7

– 걷는 맛 … 19

.걷기 … 21

.첫걸음 … 28

.시간의 왕국 … 32

.몸 … 37

.짐 … 46

.혼자서 아니면 여럿이? … 49

.상처 … 56

.침묵 … 68

.노래 부르기 … 79

.움직이지 않고 오래 걷기 … 83

.세상을 향하여 마음을 열다 … 88

.이름 … 95

.세계라는 극장 … 101

.물, 불, 공기, 땅, 그 원소들의 세계 … 107

.동물들 … 122

.사회를 비껴가는 길 … 130

.산책 … 136

.글로 쓰는 여행 … 139

.걸을 수 있는 세계는 줄어들고 … 143

– 지평을 걷는 사람들 … 149

.카베사 데 바카 … 151

.톰북투를 향해서 걸어가다 … 155

.큰 호수들을 향한 걸음 … 166

.스마라의 길 … 177

– 도시에서 걷기 … 185

.도시의 몸 … 187

.걷기의 리듬 … 204

.듣기 … 209

.보기 … 216

.느끼기 … 220

.냄새 맡기 … 223

– 걷기의 정신성 … 225

.정신적 순회 … 227

.신들과 함께 걷다 … 240

.거듭나기로서의 걷기 … 250

.여행의 끝 … 258

– 옮긴이의 말 –

.걷는 즐거움에로의 초대 … 262

< 위드피플 선생님 감상평 >

“””어떤 풍경의 아름다움과 관련된 침묵은 자아에로 인도하는 길이다.

문득 시간이 정지하는 그 순간에 하나의 통로가 열리면서 인간에게 자신의 자리를 되찾고 평화를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이 주어진다. 그 기회에 우리는 세상의 소란과 일상의 근심걱정으로 되돌아 가기에 앞서 감각과 내적 힘을 축적한다.””

요즘에는 오전 1만보 걷기를 하고 있다. 처음엔 그냥 시작한건데 2달 정도 지나니깐 하루도 안 빠졌는데 하는 집착에 산으로 간다.

“”찬란한 오전””이라는 존하는 분의 말씀을 생각한다.

등산로를 벗어난 산길로 들어가는 그리고 마스크를 벗어도 되는 순간부터 일단 행복하다.

그리고 일상에서 벗어난 그래서 더 자유로운 생각들이 스쳐 지나간다. 선택이 가능하다. 문득 떠오른 생각이 별로 좋은 생각이 아닌 것 같다고 느끼면 그런 생각을 멈춘다.

그리고 다시 걷는다. 불현듯 좋은 생각이 시작되고 끊임없이 질문한다. 시간에 대하여 그리고 생각에 대하여 무척 자유롭다.

그렇게 얻는 힘은 산을 내려오는 순간 현실을 맞이하는 시점에서 좋은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는 모든 에너지가 됨을 느낀다.

‘걷기예찬’ 생각보다는 더 어려운 책이었지만 그래도 문득문득 이렇게 나그네가 되면 더 자유로운 삶을 살수 있지 않을까?”

해운 특목대입관 조현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