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쿠니 가오리의 『낙하하는 저녁』. 일본에서는 1996년에 출간됐으니 만 21년, 딱 성년이 된 소설이다. 이 오래도록 사랑받은 소설을 새롭게 선보이기 위해 소담출판사와 번역가 김난주가 책 전체를 공들여 손봤다. 번역가 김난주는 개정판 작업을 위해 원문 전체를 다시 살피고 번역 문장을 시대 흐름에 맞게 다듬었다. 그는 “이 책의 초판을 번역할 당시보다 나이가 좀 더 든 지금, 리카와 다케오와 하나코 이야기가 참 다르게 와닿았다”면서 “다시 읽으니 새삼 정말 좋은 작품”이라고 거듭 말했다.
세 주인공 리카, 다케오 그리고 하나코의 이야기에는 ‘사랑 이야기’라는 말만으로 정의내릴 수 없는, 한층 깊은 구석이 있다. 대학 시절부터 친구도 제대로 사귀지 않은 채 다케오하고만 깊은 관계를 맺어온 리카. 8년간 동거한 다케오가 갑자기 “나 이사할까 봐”라며 이별을 통보하는데, 이유는 만난 지 4일 된 여자 하나코 때문이다. 책 본문을 인용하자면, 태생적으로 남녀를 가리지 않고 ‘페로몬을 바바바방’ 뿌려대는 하나코는 누구나 그녀를 좋아하지만 정작 자신은 사람이건 물건이건 무엇에도 애착이 없다. 리카는 다케오와 헤어진 뒤에도 전화로 일상을 공유하고, 다케오의 흔적을 음미하고, 하나코조차도 ‘다케오의 새로운 일부’로서 받아들인다. 다케오는 리카에게 혼자서는 월세를 감당하기 힘들 테니 어서 너도 이사하라고 말하지만, 리카는 다케오와 함께하던 날들을 잃지 않기 위해 높은 월세를 꾸역꾸역 감당하며 버틴다. 어느 날, 하나코가 불쑥 나타나 함께 살겠다고 선언하면서 두 여자의 기묘한 동거가 시작된다.
목차
낙하하는 저녁
작가 후기
작품 해설
옮긴이의 말
개정판 옮긴이의 말
< 위드피플 선생님 감상평 >
“모든 남자들이 하나코를 좋아한다.작가는 이 소설은 스쳐 지나가는 혼의 이야기라고 설명한다. 진짜 그렇다. 스쳐 지나가는 이란 말이 너무도 잘어울리는 책이다. 여주인공에게 1년동안 생긴 스쳐 지나가는 한 사람의 사랑 이야기가 담긴책이다. 책은 어렵지 않게 술술읽힌다. 그리고 스릴러도 아닌데 흥미진진해서 한숨에 읽어버리게 된다. 여주인공이 8년동안 같이 산남자친구와 헤어지면서 이야기는 시작된다. 남자친구를 잊지못하는 여주인공 앞에 남자친구가 짝사랑하는 여자가 동거를 제안하게되며 둘이 같이 살게 되는데, 이 설정이 참으로 이해안되고 답답하기까지하지만, 읽으면 읽을수록 다음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에쿠니 가오리의 책은 읽으면 눈앞에 영상이 틀어진듯 이미지화가 잘된다. 그것은 작가의 세심하고 부드럽고 억지스럽지않은 묘사력때문일 것이다. 어쨌든 나는 이 책을 추천한다. 아주 재밌다.”
사직 로코에듀 배진희
“””사랑했던 아름다운 시절은 어느 날, 문득 예상치 못한 전개로 끝나버린다.그리고 마음 속에 남는 것은 미련과 질투, 그리고 극복하지 못할 마음의 상처들….예쁘고 고왔던 마음은 어느새 사라지고, 곱지 못한 기억들과 사랑의 조각들만이 어지럽게 날리는 때, 우리는 실연이라는 현실을 받아들여야만 한다.사랑의 시작을 따뜻한 봄과 환한 아침에 비유한다면, 사랑이 끝나가는 시간은 저녁이 아닐까?찬란했던 태양빛이 하늘 저 너머로 낙하하는 시간, 바로 저녁에 사랑도 함께 시간 저편으로 흘러가는 것.””“”한 프로그램이 끝날 때면 친한 사람이 곁을 떠나버리는 것 같은 느낌이야. 그 느낌이 좋다는 거지. 나는 어렸을 때부터 라디오 들었거든, 아직 가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시간이 되면 역시 가버리잖아. 라디오는, 정확해.”” “
사직 로코에듀 권수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