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에게 걷기란,

두 발로 하는 간절한 기도

나만의 호흡과 보폭을 잊지 않겠다는 다짐

아무리 힘들어도 끝내 나를 일으켜 계속해보는 것

배우, 영화감독, 영화제작자, 그림 그리는 사람, 그리고 걷는 사람 하정우. 웬만하면 걸어 다니는 그는 하루 3만 보를 걸으며 출퇴근하고, 하와이에서는 10만 보를 걸어 기록을 경신한 적도 있다. 그뿐 아니라, 주변인들에게 걷기를 적극 권장하며 걷기 모임까지 결성한, 소문난 걷기 마니아다. <하정우, 느낌 있다> 이후 7년 만에 출간된 신작 에세이 <걷는 사람, 하정우>에는 두 발로 뚝심 있게 걸어온 하정우의 시간이 촘촘하게 기록되어 있다.

걷기에 대한 예찬이자, 배우 하정우의 삶에 관한 기록인 이 책에서 그가 왜 그렇게 걷는지 궁금증이 풀린다. 오를 무대 한 뼘 없고, 연기를 보여줄 사람도 없었던 시절, 세상을 원망하고 기회를 탓하는 대신 그는 걷고 또 걸었다. 걷기를 통해 나쁜 기분을 몰아낼 수 있었고, 도저히 답이 없을 것만 같은 막막함 속에서도 출구를 찾아낼 수 있었다.

영화 <군도> <암살> <터널> <신과 함께>의 배우로서, 인간 하정우로서 걷기를 통해 포기하지 않았던 순간들, 다시 힘을 내었던 시간들이 뭉클하게 담겨 있다. 하정우에게 ‘걷기’란, 처한 상황이 어떻든, 손에 쥔 것이 무엇이든 살아 있는 한 계속할 수 있는 것. 한 배우의 인생 이야기를 넘어, 누군가에게 도전을 주고, 가슴을 뜨겁게 만드는 진한 스토리가 <걷는 사람, 하정우>에 있다.

책속에서

서울에서 해남까지 장장 577킬로미터를 걷게 된 것은 그놈의 말 한마디 때문이었다.

첫문장

나의 오늘을 위로하고 다가올 내일엔 체력이 달리지 않도록 미리 기름 치고 돌보는 일.

나에게 걷기는 나 자신을 아끼고 관리하는 최고의 투자다.

나는 남을 웃기는 걸 좋아한다. … 유머는 삶에서 그냥 공기처럼 저절로 흘러야 한다. 마음에 여유가 부족하면 이런 유머가 나오기 어렵다. 그래서 나는 일상에서 유머 감각을 잃어버리지 않으려고 노력한다. 촬영현장에서도 사람들의 긴장을 풀어주고 웃기는 일을 좋아한다. 남을 웃기면서 나도 웃는다. 내 유머가 사람들을 웃게 할 때, 나는 내가 마음의 여유를 잃지 않고 좋은 삶을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 안심이 된다.

나는 사람이 그다지 강한 존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사람은 여러 가지 요인들로 불안정해지기 쉬운 동물이다. 마치 날씨처럼 매일 다른 사건이 눈앞에 펼쳐지는데, 우리의 몸과 마음이 아무런 영향을 받지 않기란 쉽지 않다. 변화란 지극히 자연스러운 일이지만, 작은 물결에 배가 휩쓸려가서는 안 되므로 닻을 단단히 내려둘 필요가 있다.

말에는 힘이 있다. 이는 혼잣말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듣는 사람이 아무도 없는 것 같지만 결국 내 귀로 다시 들어온다. 세상에 아무도 듣지 않는 말은 없다. 말로 내뱉어져 공중에 퍼지는 순간 그 말은 영향력을 발휘한다. 비난에는 다른 사람을 찌르는 힘이, 칭찬에는 누군가를 일으키는 힘이 있다. 그러므로 상대방에게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키지 않도록 말을 최대한 세심하게 골라서 진실하고 성실하게 내보내야 한다.

독서와 걷기에는 묘한 공통점이 있다. 인생에 꼭 필요한 것이지만 ‘저는 그럴 시간 없는데요‘라는 핑계를 대기 쉬운 분야라는 점이다. 하지만 잘 살펴보면 하루에 20쪽 정도 책 읽을 시간, 삼십 분가량 걸을 시간은 누구에게나 있다.

책을 함께 읽는다는 것은 이미 잘 안다고 믿었던 서로의 마음속을 더 깊이 채굴하는 것과도 같았다. 헤어져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면 어쩐지 더 좋은 삶을 살고 싶은 마음과 함께, 서로의 일과 삶에 대한 응원의 마음이 차올랐다.

나는 일할 때 막연한 느낌이나 주관에 치우치지 않도록 나 자신을 계속 점검한다. 누군가와 생각이 다를 때도 최대한 객관적으로 이야기하려고 노력한다. 현재 나의 기분이나 마음은 언제든 변할 수 있는 것이니까.

오디션은 삼 분 안에 결정되는 잔혹한 경쟁이지만, 보석은 그 짧은 시간에도 스스로 빛을 발한다고 믿었다. 내 몸에 기운과 에너지를 늘 충만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운동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밤이면 집에 들어가기 전에 한강을 따라 걸으면서 하루 일과를 정리했다. 그때 평균적으로 하루에 여섯 시간씩은 걸어다녔던 것 같다. 걸으면서 흐트러진 마음을 가다듬었다. 배우란 분명 선택받는 직업이지만, 그 선택받을 수 있는 무대까지 걸어가는 것은 내 두 다리로 할 수 있다고 믿었다.

˝최선을 다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위기와 절망 속에 있을 때 많은 이들이 이렇게 말한다. 그러나 나는 때로 내가 생각하는 최선의 노력이 최선이 아닐 수도 있다고 의심한다. 어쩌면 이 상황을 타개할 방법도 모른 채 힘든 시간을 그저 견디고만 있는 것을 노력이라 착각하진 않는지 가늠해본다.

지금 고통받고 있다고 해서 그것이 내가 곧 노력하고 있는 것이라고 착각해서는 안 된다. 혹시 내가 정류장이 아닌 곳에서 오지 않을 버스를 기다리는 건 아닌지 수시로 주변을 돌아봐야 한다.

삶은 그냥 살아나가는 것이다. 건강하게, 열심히 걸어나가는 것이 우리가 삶에서 해볼 수 있는 전부일지도 모른다.

< 위드피플 선생님 감상평 >

‘일단 몸을 일으키는 것. 다리를 뻗어 한 발만 내디뎌보는 것’//제목처럼 하정우가 걷는 이야기다. 왜 걷는지 얼마나 걸었는지 걸으면서 무슨 생각을 했는지 등등, 읽다 보면 나도 걷고 싶어진다. 이 책을 이제 두 번째 읽은 참인데, 전에는 이 책을 보고 ‘걷고 싶다’는 생각이 들기보다 ‘핏빗’을 사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나도 그전에 걷고 있었는데 이걸 좀 기록해보고 싶은 마음이었고 크게는 ‘수면 분석이 된다’ 해서 물욕을 이기지 못했었다. 이번에는 ‘일단 몸을 일으키는 것. 다리를 뻗어 한 발만 내디뎌보는 것.’과 같은 말이 눈에 들어온다. 뭔가 새로운 것들을 시작하는 것보다 그것을 연속적으로 이어가기가 더 힘든 법이다. 그래서 어제까지 하던 일을 오늘도 이어가기 위해서 ‘일단’ 몸을 일으켜 ‘한 발’만 내디뎌보는 것이다.

해운 특목대입관 박철원

갑자기 그 ‘의미’란 걸 찾으면서 포기하려고 했을까?어쩌면 고통의 한복판에 서 있던 그 때, 우리가 어렴풋하게 찾아헤맨 건 ‘이 길의 의미’가 아니라 그냥 ‘포기해도 되는 이유가 아니였을까?

박철원선생님의 권유로 매우 가볍게 대한 책 하지만 마음에 와닿은것은 많은 책. 책을 읽고 당장 변화를 경험할 수 있었던 그래서 이제는 하루에 만보는 나도 걷는다.

만보를 채우지 못하면 퇴근할 때 일부러 먼길을 돌아간다. 가볍게 잦은 성취를 맛볼 수 있었다.

우리 구성원들과 걸었던 걸음 수를 공유하면서 서로 격려해 보는 것은 어떨까하는 생각을 가진 책

쉬는 날 누어 있는 것이 쉬는 것이 아니라 힘들면 걷기라도 하자.

몸이 힘들 때는 독서를 하고 마음이 힘들 때는 걸어보자.

해운 특목대입관 조현철

이 책의 키워드는 하루 30만보, 걷기, 책읽기, 걷기는 최고의 휴식이자 투자라고 서술하고 있다. 배우이면서 감독, 미술가인 예술인 하정우, 일반인 하정우, 보통 사람 하정우라는 사람의 일상적인 모습을 담고 있는 책이다. 하루에 3만보씩 걷는 배우 하정우는 매일 성실한 걷기처럼, 삶을 자산만의 보폭으로 성실하게 살아가라는 조언을 해준다. 걷기를 통해 자신의 정리, 몸관리, 생각의 정리, 앞으로 계획, 일상의 고민과 번뇌의 정리, 지금하고 있는 일이나 행동들의 각성, 미래의 불안 등을 보여주면서 자신을 바라보고 둘러보면서 다시 나가는 모습을 여지없이 보여주고 있다.

해운 특목대입관 이광욱